일상

30년의 시간이 흐른 뒤, 나의 아들

골드세상 2025. 3. 20. 20:00

 

30년의 시간이 흐른 뒤, 나의 아들

 

어느덧 50대가 되어가면서,

나는 그동안 살아온 삶의 흔적들을 되짚어보곤 한다.

내가 한 시대를 살았고, 지금의 나에게 이끌어준 시간들이 있었다.

그 많은 세월 속에서 내가 이룬 것들도 있지만,

그보다 더 중요한 것은 내가 사랑하는 사람들과 함께 보낸 시간들,

그들의 삶에 관한 것이다. 그중에서도 가장 중요한 존재는 나의 아들이다.

 

아들이 취업 준비를 시작한 것이 벌써 5년 전이다.

아들이 고등학교를 졸업하고 대학에 진학할 때까지만 해도,

나는 그저 그가 좋은 대학을 가고, 좋은 직장을 구하는 그런 평범한 부모의 마음으로 그를 지켜보았다.

그리고 졸업 후,

아들이 사회에 나가며 겪을 수많은 어려움들에 대해 그저 걱정이 앞섰다.

취업난이 심각하다는 이야기를 자주 듣던 그 시기,

나는 아들이 그 속에서 살아남을 수 있을지,

어떤 결정을 내려야 할지에 대해 여러 가지 생각을 하곤 했다.

 

그렇다고 해서 나도 그렇게 적극적으로 도와줄 수 있는 방법이 없다는 것을 알았다.

그저 옆에서 아들을 믿고,

그의 선택을 존중하며 기다리는 것,

그것만이 내가 할 수 있는 일이었다.

 

아들이 졸업 후 바로 취업을 하지 못하자,

나는 잠시 그가 힘들어하고 있다는 걸 느꼈다.

그 시기의 아들은 다른 사람들과 비교하며 자꾸 자신을 낮추기도 했고,

그런 모습이 안타까웠다.

하지만 그런 감정은 모두 지나간 후,

아들이 스스로 깨닫고 극복할 수 있게 도와주는 것이

부모의 역할임을 점점 더 느끼게 되었다.

 

아들이 취업 준비를 시작하면서

나는 그가 얼마나 많은 시간을 투자하며 노력하는지 알게 되었다.

취업 준비는 단순히 이력서를 제출하고 면접을 보는 일이 아니라,

하루하루 자신의 능력과 가능성을 평가받는 일이다.

아들은 그 과정에서 지친 날들이 많았다.

때로는 실패를 경험하고,

또 때로는 자신이 원하는 직장에서 멀어지는 것 같다고 느꼈을 것이다.

그럴 때마다 나는 아들에게 위로와 격려의 말을 전하며, “너는 잘하고 있어.

조금만 더 힘내”라고 말해주었다.

그런 말들이 그에게 얼마나 큰 힘이 되었는지 알 수 없지만,

나는 그가 그 말을 믿고 한 걸음 더 나아갔기를 바랐다.

 

 

그런 아들이 결국 30살이 되어서야 취업에 성공했다는 소식을 들었을 때,

나는 말로 표현할 수 없는 감정을 느꼈다.

그동안의 노력이 결실을 맺은 순간이었다.

아들의 취업 소식은 단순히 기쁨을 넘어서,

그가 자신을 믿고 끊임없이 노력했기에

가능한 일이었다는 것을 내가 다시 한 번 깨닫게 해주었다.

5년 동안 아들이 겪었던 고통과 방황을 떠올리며,

나는 그 모든 시간이 아들에게 중요한 경험이었음을 믿었다.

 

 

30년 직장생활을 해온 나에게 아들의 취업 소식은 또 다른 의미를 지닌다.

나는 20대 후반부터 직장에 다니기 시작해,

30년을 넘게 한 직장에서 일하고 있다.

그동안 많은 일들을 겪으면서,

직장의 현실과 사회의 흐름을 몸소 경험해왔다.

나 역시 아들만큼이나 젊은 시절,

취업과 직장생활에서 많은 고뇌를 했지만,

결국 직장에 적응하고 나만의 자리를 만들기까지 많은 시간이 걸렸다.

 

그때의 나는 당연히 경험이 부족한 초보였고,

실수를 하기도 했으며,

때로는 직장에서의 위치가 불안할 때도 있었다.

하지만 나는 그 모든 경험들이

나를 지금의 자리에 올 수 있게 한 중요한 과정이었다는 걸 알게 되었다.

 

 

그리고 아들이 겪었던 취업 준비의 시간을 보며,

나는 그가 나와는 다른 시대에서 살아가고 있다는 것을 깨닫게 된다.

지금은 취업 시장이 그때와는 다른 양상으로 변했기 때문이다.

경쟁이 심화되고,

정보화 사회에서 기술과 능력의 차이가 날수록 취업의 문은 더욱 좁아진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아들은 포기하지 않고 끝까지 도전했다.

 

나는 아들이 이 과정을 통해 배운 것들이

그를 앞으로의 직장생활에 큰 도움이 될 것임을 믿는다.

어려운 시기에 스스로 끈기를 가지고 이겨낸 경험은

그 어떤 학문적인 지식보다 값지다.

 

아들이 취업을 하고 난 후,

그가 새로운 직장에서 시작할 날이 다가오자,

나는 조금은 걱정이 되었다.

새로운 환경에서,

새로운 사람들과 함께 일하는 일이 그의 인생에 있어 또 다른 도전이 될 테니까.

그러나 그를 바라보는 내 마음은 결국 믿음이다.

나는 그가 이제까지 보여준 것처럼,

새로운 직장에서 그 또한 잘 해낼 거라 확신한다.

그리고 그가 앞으로 직장생활을 하면서

겪을 수많은 일들 속에서 성장하고 발전해 나갈 모습을 기대한다.

 

 

나는 이제 50대에 접어들고,

직장생활에서 어느 정도의 경력을 쌓았다.

내가 아들보다 먼저 사회에 나왔지만,

아들은 나보다 더 많은 것을 배울 수 있는 시대에 태어났다.

내가 겪었던 사회와 지금 아들이 겪고 있는 사회는 다르지만,

한 가지 공통점이 있다.

바로 꾸준히 노력하는 사람이 결국은 자신의 길을 찾고,

그 길에서 자신만의 자리를 만들 수 있다는 점이다.

아들이 이 과정을 지나온 것처럼,

나 역시 그 길을 걸어왔다.

 

 

5년이라는 시간은 아들에게 길고도 힘든 시간이었을지 모르겠다.

하지만 그 시간들이 그에게 성장의 발판이 되었다고 믿는다.

이제 아들은 새로운 길을 시작한다.

그 길이 어떤 모습일지는 아무도 알 수 없지만,

나는 그가 어떤 상황에서도 자신의 길을 잘 걸어가리라 믿는다.

그리고 그가 어느 날,

또 다른 사람에게 힘이 되어주는 그런 존재로 성장해 나가기를 바란다.

 

 

마지막으로,

나에게 아들은 단순한 자식이 아니다.

아들은 나의 가장 소중한 존재이자,

내가 이 세상에서 가장 아끼고 사랑하는 사람이다.

아들이 자신만의 길을 찾고,

그 길에서 행복을 찾기를 진심으로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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